
반 고흐의 가장 깊은 내면을 만나는 편지 선집
★ 삶과 관계, 자신의 가능성 앞에서 흔들리는 이들을 위한 고흐의 문장들
“그의 편지는 긴 세월을 건너왔지만 조금도 낡지 않았다.”
결핍 속에서도 세상과 연결되기를 꿈꾸었던 빈센트 반 고흐가
어둡고 긴 밤을 지나는 당신에게 전하는 76통의 편지
“그의 시대로부터 많은 시간이 흘렀다. 세상은 빠르게 변했고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쉽게 누리고 선택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청춘이 마주한 상황은 그리 크게 바뀌지 않은 듯하다. 꿈을 꾸는 사람은 여전히 불안하고, 제 길을 찾는 사람은 흔들리기 마련이며, 사랑을 원하는 사람 또한 그 결핍만큼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기 마련이니까.” _‘프롤로그’ 중에서
각 편지에는 편지가 쓰인 당시에 완성된 고흐의 작품들을 함께 수록해, 글과 그림을 통해 그의 삶과 예술을 더욱 깊이 만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삶의 불확실성 앞에서도 냉소 대신 사랑과 열망을 택했던 고흐의 문장들은 오늘도 홀로 어둠을 견디는 이들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전해 줄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다시 이 시대의 청춘에게 반 고흐를 권하려 한다. 그의 편지 속에서 한 인간이 삶의 불확실성을 어떻게 견디고, 사유하며, 치열하게 나아갔는지 읽어 낼 수 있기를 바란다. 아울러 이 편지가 홀로 어둠을 견디는 이들에게 기어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단단한 힘이 되어 주기를 소망한다.
_5쪽 ‘프롤로그’ 중에서
요즘 내 생활이 점점 보잘것없어지면서 삶 자체가 그리 중요하지 않고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비관적인 생각에 빠져 지냈는데, 너와 함께 보낸 시간 덕분에 더 유쾌하고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더라.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며 사랑을 느낄 때 살아야 할 이유를 알게 되고, 자신이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존재가 아니라 무언가 보탬이 될 수도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니 우리는 서로에게 필요하고 함께 여행하는 동반자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자존감 또한 타인과 맺는 관계 속에서 상당 부분 좌우될 테다. _11쪽 ‘그러니 우리는 서로에게 필요하다’ 중에서
나는 내게 가능한 일을 하겠지만, 단순한 의미에서의 평범함을 나는 결코 경멸하지 않아. 평범한 것을 경멸한다고 표준 이상으로 올라갈 수 없는 건 확실하다. 내 생각에는 적어도 평범함을 존경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중요한 의미가 있으며, 온갖 어려움을 겪고서야 비로소 그 자리에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_83쪽 ‘평범함을 존경하는 것’ 중에서
그러니 정말 말 그대로 자신이 지금 살아 있다고 느끼게 해 주는 일을 하는 쪽이 더 낫고 더 행복하다고 본다. 겨울에는 눈 속에, 가을에는 노란 낙엽에, 여름에는 익어 가는 곡식들 사이에, 봄에는 풀에 파묻혀 지내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냐. 늘 풀을 베는 사람들, 시골 처녀들과 어울려 지내고, 여름에는 머리 위로 펼쳐진 넓은 하늘을 바라보고, 겨울에는 난롯가에 머물면서 이제까지 항상 그랬듯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느끼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다. _95~96쪽 ‘영원히 변치 않는 것들’ 중에서
이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영원히 살아 숨 쉬는 예술, 예술의 부흥기, 잘라 낸 고목의 뿌리에서 움트는 푸른 새싹, 이런 것들은 너무 추상적이어서 생명을 창조하는 쪽이 예술을 창작하는 것보다 더 비용이 적게 들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우울해진다.
예술이 아직 살아 있다는 걸 다시 느낄 수 있게, 네가 나를 도와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어쩌면 네가 나보다 더 예술을 사랑하고 있으니 말이다. 혼자서 중얼거리곤 한다. 문제는 예술 자체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 있다고, 나의 자신감과 마음의 평화를 회복 할 수 있는 길은 오직 그림을 더 잘 그리는 것뿐이라고. _116~117쪽 ‘마음의 평화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 중에서
하지만 나는 계속 나아갈 거다. 신중하게, 그런 비난에 저항할 힘을 갖게 되기를 바라면서, 나를 위협하는 목소리들에 당당히 맞서는 법을 알기 위해서, 내게 불리해 보이는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가 지금 추구하고 있는 목표에 도달하게 될 거라고 믿고서, 그리고 만일 하나님께서 원하신다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내 뒤를 이을 사람들의 애정을 얻게 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나아갈 거다. _155쪽 ‘계속 나아갈 거다’ 중에서
바로 그런 이유에서, 모든 노력은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때로 실패를 거듭하고 몹시 탈진한 느낌이 들더라도, 결국에는 성공에 이를 수 있다고, 결코 체념해서는 안 된다고 믿고 있다. 일이 애초에 의도한 것과는 다르게 돌아간다 해도 다시 기운을 차리고 용기를 내야 한다. 네가 언급한 사람들이 진지하고 엄격한 원칙에 따라 살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그들을 멸시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문제는 추상적인 생각이 아니라 행동에 있다. _172쪽 ‘행동하는 삶’ 중에서
더 즐거운 일, 더 긍정적인 일을 하면서 살아라. 우리는 사회에 빚진 것을 마땅히 갚아야 하겠지만 동시에 절대적으로 자유롭다고 느껴야 한다. 자신의 판단을 믿어서가 아니라 ‘이성’을 믿기 때문이다. (나의 판단은 인간적이고, 이성은 신성하다. 그러나 그 둘 사이에는 연결고리가 있다.) 그리고 나의 양심은, 비록 그것이 그다지 정확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게 길을 알려 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_182쪽 ‘무엇이 나를 더 온전하게 하는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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