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헛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우아하게 지구를 지키는 법
  • 지은이
  • 옮긴이
  • 발행일
  • 브랜드명
  • 페이지
  • 정가
  • ISBN
  •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 이상희
  • 2023.06.28
  • 추수밭
  • 280쪽
  • 17,000원
  • 9791155402177
도서 소개

플랜카드를 들고 거리로 나서기엔 조금 부담스러운, 그래서 텀블러로 일말의 ‘환경 양심’이라도 달래려는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을 위한 환경 에세이. 종말론적인 구호나 무늬만 친환경적인 소비문화를 넘어 인간을 한껏 긍정하면서도 일상에서도 실천 가능한 환경 습관을 풍부한 철학적?역사적 맥락을 들어가며 소개한다. 전작에 이어 환경 분야에서도 품위 있는 삶의 양식을 고안한 저자 쇤부르크는 특유의 ‘달콤씁쓸한’ 필체로 우리가 먹고, 입고, 누리고, 버리는 기존의 모든 습관을 돌아보며 ‘녹색의 쾌락주의’라는 슬기로운 환경생활로 우리를 안내한다. 

목차

목차

들어가는 글: 에메랄드처럼 맑고 아름다운 ‘녹색 쾌락주의자’의 행복에 관하여

1장 · 음식
‘자연의 버터’ 아보카도는 인공 버터와 얼마나 다를까?
요양소에서 배운 짜릿한 단식 생활 | 누구나 알고 있지만 지키지 않는 원칙 | 그냥 체중 관리를 했을 뿐인데 | 아보카도보다 친환경적으로 버터를 즐기는 법

2장 · 자동차
요란스럽고 뚱뚱한 차를 꼭 가져야만 할까?
돈 많은 허풍선이를 위한 위험한 장난감 | 자동차 없는 미래는 가능할까? | 새로운 이동 수단이 가져올 낙원 같은 세상 | 허황된 꿈에서 현실이 된 모빌리티

3장 · 여행
그렇게 빨리 날아갈 필요가 있을까?
퇴폐적 사치가 된 비행기 여행 | 관광여행보다 우아한, 사치의 포기 | 여행을 떠나기 위해 사들이는 수상한 면죄부 | 지구에 미안하지 않은 여행을 하는 방법

4장 · 패션
지구를 생각해서 에코백 하나를 더 사야 할까?
마크 제이콥스의 헌 옷 수거함 컬렉션 | 럭셔리 친환경 백화점에서 행복한 쇼핑을 | 패스트패션이 일으키는 참을 수 없는 소유욕 | 답은 간단하다, 적게 구매하라

5장 · 전자제품
썩어 없어지는 아이폰을 만들 순 없을까?
이 에어프라이어도 곧 아프리카로 가겠지 | 먹어도 아무 문제 없는 핸드폰 | 비행기 모드를 켜놓고 책을 읽자

6장 · 주거
다시 벽난로에 불을 땔 순 없을까?
인간의 품위에 어울리는 인테리어 | 단열 시공이 불러올 탄소 폭탄 | 오래된 삶의 방식 되살리기 | 벽난로, 꽃, 양초라는 골치 아픈 인테리어 | 기후변화 시대의 진정한 사치품

7장 · 쓰레기와 플라스틱
좀비보다 질긴 것들을 어떻게 처리할까?
종이봉투는 비닐 대용품이 될 수 있을까? | 베이클랜드 일가의 비극적 운명 | 플라스틱에 점령당한 바다와 인체 | 플라스토칼립스에서 벗어날 길은 없을까? | 인간에 대한 예의로서의 분리수거

8장 · 동물 사랑
왜 개와 고양이는 되고, 소와 돼지는 안 될까?
개보다 고양이가 지구에 덜 해롭다 | 도축되는 동물들의 끔찍한 비명 | 고등동물 돼지와 친구가 되는 법

9장 · 스포츠
자연친화적으로 즐길 만한 품격 있는 운동은 없을까?
우아하고 생태학적인 스포츠, 승마 | 즐기기엔 너무 잔인한 자연 체험 | 유난 떨지 않고 몸을 움직이기

10장 · 깨끗한 공기
건물 외벽을 이끼로 채우면 공기 정화가 될까?
옛날보다 좋아졌다지만 | 대기오염의 최대 위험, 미세먼지 | 너무 작아서 위험한 문명병의 주범 | 깨끗하고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곳으로

나오는 글: 거창한 구호 없이, 바로 지금 여기에서부터
용어 설명
책 속으로
자연과 문화를 구분하려는 시도는 처음부터 어려움에 부딪힌다. ‘자연’을 말하는 순간 자연으로부터 한발 물러섬으로써 거기에 속하지 않음을 암묵적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자연을 찬양할수록 그로부터 거리를 두면서 자연을 문화로 바꾸어 놓는다. 좋은 예가 자연보호다. 자연을 보호하려면 울타리를 둘러야 하고 이는 곧 인위적 대상을 만든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자연의 특정 상태를 근원적이고 보존 가치가 있는 것으로 규정한 뒤 그 자연을 감시하는데, 이것이 곧 간섭이고 ‘문화’인 셈이다. 고비사막 일부를 빼고는 대부분의 자연 지역이 엄밀히 말해 ‘문화경관’으로 탈바꿈했다. 그러기에 가차 없이 다듬은 생울타리, 꼿꼿하게 뻗은 길, 기하학적 형태의 유희가 돋보이는 프랑스식 정원이 자연스러움을 가장한 영국식 정원보다 한결 솔직해 보인다. 프랑스식 정원은 자연을 소유하려는 인간의 의도가 숨김없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 p.22

1장 음식
실제로 배출가스와 자원 낭비를 줄이는 데 식습관을 조절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수단도 없다. 다시 말해 우리는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비행기를 타도 상관없다. 우리의 식습관이 남기는 탄소발자국에 비하면 크게 중요한 일도 아니다. 독일인은 개인 소비를 통해 1인당 평균 7.7톤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세계 평균 4.8톤). 만약 가공식품(즉 간편식)과 육류 소비를 끊는다면 벌써 1톤 이상을 줄일 수 있다(이에 비해 국내 항공 여행을 하지 않을 때는 0.28톤을 감소시킬 뿐이다). 육류 소비가 얼마나 황당무계한지를 보여주는 간단한 계산이 있다. 즉 우리가 고기를 통해 섭취하는 1칼로리를 위해 가축은 10칼로리의 사료를 먹는다는 사실이다. 최악의 탄소발자국을 찍는 것은 소고기이며 돼지고기가 그 뒤를 따른다. 단연 기후 친화적인 것은 가금류이다. 독일인은 매일 평균 165그램의 육류를 먹는다. 저마다 3분의 1로 줄인다면 ─즉 일요일과 축제일에만 고기를 굽는 전통으로 돌아갈 때─ 매년 100킬로그램 넘게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3장 여행
탄소 상쇄라는 도덕적으로 수상한 면죄부를 사는 꼴이다. 그 목적은 높은 구매력을 가진 인간의 양심을 달래는 데에 있다. 이제 사람들은 전처럼 끊임없이 세계 곳곳을 제트기로 돌아다닐 수 있다. 면죄부를 산 사람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서둘러 카리브해로 떠나는 다음 비행편을 예약한다. 아트모스페어 같은 단체들은 문명적 전환을 이끌어내기보다는 부유층의 잦은 제트기 여행에 사회적 면죄부를 발행한다. 이런 논리라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처럼 헬리콥터나 호화 요트만으로 이동해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우림 한 조각을 사들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한 칼럼니스트는 상쇄 비용을 내는 원칙을 일상의 다른 분야로 확대하자는 제안을 한다. 그렇게 되면 나쁜 부모에 대한 ‘상쇄’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자녀를 때릴 때마다 아동보호 프로젝트에 몇 유로씩 기부함으로써 구타를 상쇄하기 때문이다. 유머 넘치는 어느 영국인 둘은 ‘오프셋’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전략인지 보여주고자 외도를 상쇄해주는 인터넷 사이트 www.cheatneutral.com을 개설하기도 했다. 몇 유로만 이체하면 양심의 거리낌 없이 계속 바람을 피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체한 돈이 부부 상담이나 성실한 배우자 관계를 장려하는 프로젝트에 투자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 pp.95~96

4장 패션
파리의 갤러리 라파예트 같은 고급백화점에서는 한 층 전체를 ‘녹색층’으로 정해 친환경 제품만 진열해놓는가 하면, ‘패션을 바꾸자Changeons de mode’는 캠페인 아래 옷장 구석에 처박힌 옷을 꺼내 인스타그램에 소개함으로써 옷을 돌려 입는 습관을 재발견하자고 호소한다. 훌륭한 시도지만 결국 마케팅의 일환일 뿐이다. ‘패션을 바꾸자’라는 말을 정말로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유명한 유리 돔과 7층에 걸쳐 총 7만 제곱미터의 판매 면적을 자랑하는 소비 궁전 갤러리 라파예트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게 뻔하다. 만일 갤러리 라파예트를 비롯한 패션업계에서 그린 워싱 대신 ‘그린 액션 Green Action’을 실천한다면 이는 곧 이들의 사업모델이 끝장남을 뜻한다. 패션이란 끝없이 새로운, 그리하여 결국에는 과도한 소비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로 노선을 바꾼다는 것은 세계 주요 산업 분야가 사라진다는 뜻이 된다(《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의류 판매액은 2조 달러에 이른다).
--- pp.110~111

6장 주거
런던의 중고용품 창고 레트로버스warehouse Retrouvius에서는 철거한 집들에서 나온 가구, 벽판, 문, 창문 등을 수리 후 재판매하거나 그들의 인테리어 프로젝트에 사용한다. 베를린의 업사이클링 브랜드 룩사드 Luxad에서 제작한 액자도 인기가 높다. 안드레아스 다비드Andreas David가 디자인하는 룩사드의 액자들은 개별 주문을 받아 생산된다. 선호하는 재료는 색이 벗겨지고 퇴색한 낡은 현관문이다. 여기서 핵심은 푸른 녹 외에 사회적 양심도 가격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안드레아스 다비드는 현재 남아프리카에 있는 액자 공장과 협업 중이다. 리사이클 목재를 사용하는 현지 공장에서는 흑인 거주지역 젊은이들에게 일정한 소득은 물론 복지 혜택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목표로 삼아야 할 벤치마크 대상이고, 이런 제품들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사치품이다.
--- p.151

7장 쓰레기와 플라스틱
이제 남은 질문은 우리가 사는 곳에서 쓰레기를 각기 다른 수거함에 분리하는 일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는 것이다. 지역마다 다르고 수시로 바뀌는 폐기물 규정과 분리수거 지침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는가? 대부분의 쓰레기가 결국에는 소각장으로 향하지 않는가? 간단히 대답하면 이렇다. 도의적 차원에서라도 우리는 쓰레기 분리수거를 해야 한다. 이를 무시한 모든 행동은 ‘아프레 무아 르 델루지 apres moi le deluge’, 즉 내가 죽은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알 바 없다는 식의 태도나 다름없다. 유기 폐기물용 갈색 수거함을 세워둔 것은 잘한 일이다. 거기에 ‘이물질’을 집어넣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이 친환경 수거함에 플라스틱 조각을 버리면 결국 방독면을 뒤집어쓴 채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서 있는 작업자들이 힘들게 끄집어내야 한다. 그러니 최대한 쓰레기를 줄이고 발생한 쓰레기는 제대로 분리하는 것이 인간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 pp.174~175

10장 깨끗한 공기
해결책이 있을까? 전문가의 말을 빌리면 미세먼지 노출은 ‘완전히 피하기 힘든 환경위험’으로 분류된다. 이는 명명백백한 사실로, 나처럼 차량 통행이 잦은 도로변에 사는 사람들은 나쁜 공기를 들이마실 수밖에 없다. 따라서 특히 국가와 도시 지자체에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소한의 보완 조치로 대기오염물질 필터링 기능을 갖춘 건물 외벽이나 가로시설물 같은 혁신 기술을 적극 장려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이끼가 대기 중의 유해물질을 걸러 준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는데, 국가나 지자체가 건축주라면 건물 외벽을 이끼로 덮도록 의무화하는 건 어떨까? 또 유해물질을 걸러 주는 자재를 쓰는 건설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건 어떨까?
--- p.220

용어 설명
아보카도: 만약 요하네스 마리오 짐멜Johannes Mario Simmel이 지금도 소설을 쓴다면 그의 베스트셀러 소설 제목은 《꼭 캐비어여야 할 필요는 없어》가 아니라 ‘꼭 아보카도여야 할 필요는 없어’가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우리도 적극 지지를 보내야 할 것이다. 물론 토스트 빵에 아보카도를 얹어 올리브유를 바른 다음 레몬즙을 뿌리고, 거기다 고수까지 얹으면 그 맛은 가히 일품이다. 하지만 지구를 구한답시고 시끄럽게 논쟁을 벌이면서 그 와중에 간식거리를 위해 남극의 거대한 얼음을 녹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보카도는 토스트에 오르기 위해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만약 당신이 그 비행기에 오른다면 당신의 1년치 탄소 배출량의 2배를 소모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아보카도가 자라는 거대한 단종 재배 농지는 주변 지역의 식수를 모조리 빨아들이는 관개시설이 필요하다. 아보카도 1킬로그램을 생산하는 데만 약 2,000리터의 물이 사용된다. 유럽의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고자 불법으로 숲의 나무를 베어낸다. 한마디로 아보카도 과카몰레 요리에 캐비어에 맞먹는 가치를 부여하면서, 아주 가끔씩, 적절하게 품위 있는 자리에서만 그 슈퍼푸드를 음미해야 한다.
--- pp.260~261
저자 소개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삶의 우아함을 고수하기 위한 ‘취향 감별사’를 자처하는 독일의 저널리스트. 사람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생의 비겁함까지 끌어안고자 우리가 일상에 남기는 족적을 인문, 사회, 문화, 역사,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달콤씁쓸한’ 시각의 글로 써내려가고 있다. 1969년 몰락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소박한 생활에 만족하는 법을 배워나가며 지금은 가족들과 함께 베를린에서 살고 있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의 베를린판 편집자와 『쥐트도이체 차이퉁』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했고 『빌트』에 글을 쓰고 있다. 지은 책들 가운데 『어른이라는 진지한 농담』,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폰 쇤부르크 씨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 『폰 쇤부르크 씨의 쓸데없는 것들의 사전』 등이 한국에 소개되었다. 


역 : 이상희


번역가.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교에서 연극, 영화, 미디어학 및 독문학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독일인 부부의 한국 신혼여행 1904』, 『슈뢰딩거의 고양이』, 『우리는 무엇이 될 수 있는가』, 『선택의 즐거움』,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어른이라는 진지한 농담』 등이 있다. 

출판사 서평
CONTACT
주소
서울시 성동구 아차산로 17길 49, 1009호, 1010호(생각공장 데시앙플렉스)
TEL
02-546-4341
SNS
  • 블로그 아이콘
  • 네이버 포스트 아이콘
  • 인스타그램 아이콘
  • 페이스북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