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왕이 죽으면 줄줄이 무덤 속으로 따라 들어가야 했던 애환부터 삼족오의 탄생 비화, 유리왕이 '황조가'를 부르며 흘린 눈물의 진짜 의미, '사치공화국' 신라의 거리 풍경, 부실시공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도입한 고대의 시공자 실명제에 이르기까지 감춰진 고대사의 풍경들을 보여준다. 권력의 탄생부터 기층 백성의 삶의 모습까지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을 비롯해 부여, 발해, 가야의 역사를 생동감 있게 풀어내고 있다.
1장 신화에서 역사로, 권력의 탄생 고대 국가의 형성과 왕권 강화
무덤까지 이어지는 절대권력 퍼레이드 |순장 풍습과 왕권 강화|
죽음을 부르는 축제 |축제에 불참하면 안 되는 사연|
고대의 국가 이미지 개선 프로젝트 |주몽이 하늘의 아들이 된 사연|
황금용을 삼켜버린 삼족오의 ‘블랙파워’ |삼족오 탄생에 얽힌 사연|
‘철의 여인’ 소서노의 한과 야망 |소서노가 주몽을 떠난 이유|
‘말뚝’에서 ‘왕’으로! |국가로 인정받으려는 신라의 몸부림|
김유신 연출의 ‘사랑방 드라마’가 역사의 주인을 바꾸다 |김유신과 김춘추 콤비 탄생의 비밀|
이차돈 순교에 감춰진 비하인드 스토리 |신라의 불교 공인에 얽힌 사연|
신 동북공정! 《삼국사기》도 중국의 역사? |《삼국사기》를 그대로 믿을 수 없는 이유|
2장 생존을 위한 게임의 법칙 고대 국가의 국제관계
너희가 왕권의 딜레마를 아느냐? |유리왕이 〈황조가〉를 부르며 흘린 눈물의 의미|
예, 꼭 참전하고 싶습니다! |고대사회 초기 ‘군인’의 조건|
‘백수건달’들이 먹여살린 나라, 고구려 |고구려가 천하를 호령할 수 있었던 이유|
첩보전의 백미! 비밀요원 도림의 ‘바둑 작전’ |백제의 수도가 함락된 사연|
1,300년 사대외교의 시발점, 삼국 통일 유감! |삼국 통일 그 후 신라의 속사정|
깐깐하기 그지없는 당나라 출입국관리사무소 통과하기 |신라 여행객의 험난한 여정|
중국의 교묘한 술책으로 사라져버린 발해 역사 |진국이 발해가 된 사연|
3장 원초적 삶의 재구성 고대 사회의 문화와 풍습
왕이 여자를 밝히면 가뭄이 든다? |기우제에 얽힌 웃지 못할 사연|
여러 아내를 거느린 한 남편의 기고만장, ‘질투는 곧 죽음’ |질투하다 맞아 죽은 사연|
형의 아내에서 동생의 아내로! |고구려 왕후 우씨의 기발한 변신|
미천왕 시신 절도 사건 |고구려가 중국의 신하로 자청한 사연|
잠시, ‘빤스’ 검문이 있겠습니다 |‘사치공화국’ 신라의 거리 풍경|
실패로 끝난 최초의 ‘환관 연수 프로그램’ |환관 제도가 뿌리 내리지 못한 사연|
신라 귀족들이 안압지에서 주사위를 던진 사연 |신라의 음주 문화|
‘변강쇠’ 지증왕의 ‘옹녀’ 찾기 프로젝트 |지증왕의 거시기에 얽힌 사연|
성에 눈뜨게 한 공로를 인정하노라 |신라 왕실의 성교육|
신분 상승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 제1탄 |신라 마복자 제도에 얽힌 사연|
신분 상승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 제2탄 |신라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
4장 문명의 꿈, 역사의 진화 고대 사회의 기술과 제도
고대의 ‘첨단’ 성형수술, 편두 |가야인이 머리를 납작하게 만든 이유|
고대 왕의 가장 큰 적은 일식과 월식? |고대에 천문학이 발달한 이유|
선덕여왕이 평생 노처녀로 살아야 했던 사연 |신라 골품제도의 명암|
원효대사가 문천교에 빠져 허우적거린 사연 |원효의 파계와 불교의 대중화|
목욕재계, 그 상서로움의 시작 |신라의 대중목욕탕 풍경|
폼 나는 성씨 하나 장만하세요 |신라 말기에 성씨가 범람한 이유|
달력을 잃으니 주권도 잃었다! |중국 달력을 받아들인 사연|
혼을 담은 시공만이 살 길이다! |고대의 시공자 실명제|
저자 후기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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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덤까지 이어지는 절대 권력 퍼레이드’ 중에서/ p.14
“그런데 만약 저승 세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에이, 그러니까 인생 모 아니면 도라는 말이 나온 거 아닙니까? 어쨌거나 순장 제도를 뿌리내리게 하려면 부여의 모든 백성에게 저승 세계가 확실히 존재한다는 것을 주지시켜야 합니다. 저세상에 가서도 생전의 생활을 그대로 누리며 산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죠. 내친김에 이번 프로젝트의 캐치프레이즈는 ‘주군을 따라 장렬하게 순장당하여 저승에서 부귀영화를 누려보자!’로 정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뭐 나쁘지 않군. 당장 언론 홍보팀에 연락해. 인터넷에 광고 깔고, 알바들도 왕창 풀라고 해. 댓글은 순장에 대한 긍정적이고 밝은 내용으로 도배하고. 아, 그리고 이번에 순장 예약하는 사람에게는 선착순으로 경품도 좀 뿌려.”
#2. ‘고대의 국가 이미지 개선 프로젝트’ 중에서/ p.35
“그럼 황룡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고 하는 건 어떨까요?”
“하늘로? 그것도 황룡을 타고? 그래, 그거야! 그렇게 하니까 신성한 느낌이 확 오잖아. 하늘의 피를 이어받아 고구려를 세운 뒤 모든 정치적 야욕을 접고 황룡을 타고 고고하게 하늘로 올라가는 주몽왕! 그 뒤에 남아 고구려를 지키는 주몽왕의 후예들! 카, 좋아! 그래, 이 내용으로 광개토대왕비의 첫머리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거야. 오늘 완성된 주몽왕의 건국 신화는 지금부터 우리 고구려 왕실의 공식 입장이다. 오케이! 가는 거야.”
#3. ‘황금용을 삼켜버린 삼족오의 블랙 파워’ 중에서/ p.43
“그래, 삼족오 좋다! 삼족오 정도면 그 눈알 부리부리한 용쯤은 쉽게 누를 수 있겠어. 안 그래? 근데 한 가지, 컬러가 좀 걸린다. 좀 어두운 거 아니냐? 중국 놈들 용은 온몸이 럭셔리한 황금색인데…….”
“폐하! ‘블랙 파워’라는 말도 못 들어보셨습니까? 검은색은 아무나 소화해낼 수 있는 색이 아니옵니다. 검은색이야말로 기 꺾어놓는 데 최곱니다. 조폭 영화 보십시오. 두목들은 맨 검은 양복 아닙니까? 그리고 검은색은 유행을 타지 않습니다. 반면에 황금색은 처음에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금방 질리는 색이지요. 두고 보십시오. 앞으로 중국 애들은 검은색만 봐도 벌벌 떨 겁니다.”
#4. ‘말뚝에서 왕으로!’ 중에서/ p.57
이리하여 신라에서는 지증마립간 때 처음으로 ‘왕과 국호에 대한 호칭 심사위원회’ 가 급히 발족되었다.
“마립간! 제가 말이 나왔기에 말씀드리는데요. 까놓고 말해서 마립간의 ‘마립’이 무슨 뜻입니까? 말뚝이잖아요, 말뚝! ‘간’은 우두머리고요. 이게 뭡니까? 이런 건 힘없는 부족 연맹체 애들이나 쓰는 호칭이에요. 이 참에 폼 나는 호칭으로 확 바꿔버리지요.”
“니들 말을 듣고 보니 그런 거 같기도 하다. 그럼 뭐로 바꾸는 게 좋겠냐?”
“‘왕’ 어떻습니까? 예부터 중국의 군주들은 모두 ‘제(帝)’나 ‘왕(王)’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잖아요. 우리라고 그렇게 하지 말라는 법이 있습니까?”
#5. ‘신 동북공정! 〈삼국사기〉도 중국의 역사?’ 중에서/ p.83
“야야, 현장 답사는 무슨! 그렇게 해서 50권에 달하는 《삼국사기》를 어느 세월에 다 완성하냐? 그리고 현장 답사 떠나면 교통비에 밥값에…… 이게 다 누구 주머니에서 나오냐구. 흠흠, 아무튼 쓸데없이 건방 떨지 말고 이 책들이나 파봐라. 《삼한고기(三韓古記)》, 《해동고기(海東古記)》 등의 고기(古記)와 그동안 고대 삼국에서 편찬한 역사서만 있으면 《삼국사기》 50권 쓰는 건 시간문제다.”
“하, 하오시면 짜깁기로 그냥 대충…….”
“짜깁기라니? 나노 기술의 재발견이지!”
#6. ‘백수건달들이 먹여살린 나라, 고구려’ 중에서/ p.106
“으아, 내가 요즘 광C 때문에 미치겠다 해. 이게 우리 중국을 너무 쉽게 본다 해.”
“황제 폐하, 광C라니? 누굴 말씀하시는 것인지…….”
“누구긴 누구겠냐? 광개토 말이다 해. 고구려왕 광개토! 지난번에는 연호를 지들 마음대로 영락(永樂)이라고 정하더니, 이번엔 아예 고구려가 천하의 중심이라고 떠들고 있다 해. 이걸 어떻게 할까? 그냥 확 묻어버리겠다고 겁을 줄까?”
“황제 폐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고구려의 광C는 그런 고전적인 방법에 쫄 인물이 아닙니다. 고구려 애들은 우리와 맞짱뜰 날만 기다리며 개나 소나 경당(經堂)이라는 데서 무예를 갈고 닦는다고 합니다.”